사형제도의 폐지, 존치 여부에 대한 논란.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

 저는 형벌이 교화의 목적이 아닌 처벌의 목적으로 행해지는게 현실이고,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야 여러가지 지어낼수 있겠지만, 가장 큰건 경제학도로서 '법경제학'을 공부한 영향이 가장 클거 같군요. 그리고 이 법경제학의 논리를 연장하면, 사형제도를 굳이 폐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준비해서 범죄를 예방한다는 이론적 관점에서는, 결과적으로 무한대의 처벌을 가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하거든요.

 어쨌든...
 초록불님이 쓰신 글은 찬성론자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습니다만, 모든 주장에 기본적으로 깔린(?) 두가지 전제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거 같아서, 간단히 보충해봅니다.

1. 적절한 형벌의 수준.
 형사 재판이 민사 재판과 분리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말할수 있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민사재판의 경우 개인의 피해를 1:1로 보상하는 개인 차원의 제재(?)인 반면, 형사 재판의 경우는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한 사회차원의 제재가 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재판으로 구별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리하면, 형사재판의 목적은 사회질서 유지에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형벌 역시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데 충분한 수준이면 족한 것이고, 그 이상의 형벌 내지는 제재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사형이 무기징역보다 가혹한 형벌이라는 상식적인 시각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사형제도가 존재한다는것은 사법부 혹은 국가가 개인에게 가할수 있는 제재의 크기가 무기징역보다 더 큰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형의 제재의 크기가 과도하게 큰 것이 문제의 핵심이 됩니다.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서라면, 원인제공자를 감옥에 평생 쳐넣는 것(=무기징역)만으로도 질서를 복구하는데에는 충분하거든요. 다시 말해, 사형은 무기징역이라는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제재를 한다는 것입니다.

2. 국가 권력의 과도한 팽창
 1의 논의와 연결해서, 사형이 무기징역보다 더 강한 제재라는 논의를 계속 진행합니다. 이 논의는 여러가지 버전으로 등장하는데, 가장 강력한 논리(내지는 쟁점)를 소개하면 '국가에게 사람을 죽일 권리를 주어야 하는가'가 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국가 혹은 사회가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의 동의 내지는 사회계약에 의해 구성된다고 할때, 그 어떠한 개인도 자신을 죽여도 된다고 서명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형제도는 그 어떤 사람도 국가에게 부여한 권한이 아니게 되므로,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 논의의 결론은 '권력자가 지배의 도구로서 만든 것'이 되는듯 합니다.
 그리하여 우파 엘리트주의의 사회계약론으로 시작한 논리는 좌파 무정부주의로 연결되는 기묘한 결론이 나오지요.(이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3. 형벌의 목적은 무엇인가.
 사형은 죄를 뉘우쳐도 죽이는 것이며, 뉘우치지 못한 경우는 뉘우치기도 전에 죽이는 것이므로, 형벌의 목적이 교화에 있다고 천명하는 이상, 어느쪽을 선택하더라도 모순이 됩니다.

대충 이 정도 논리가 많이 쓰이는듯 합니다.

---

반론에 대해.
저는 찬성론자이므로 반박해 봅니다.

1. 형벌이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라 할때, 찬성론자의 입장은 범죄를 저지른 이후의 사후적인 처리에만 관심을 가질뿐, 범죄의 예방이라는 측면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법경제학의 입장에서 볼때 사형을 선고받는 범죄자의 후생은 최악의 수준이 되므로, 사형을 선고받을수 있는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이득(?)을 볼 수가 없다. 따라서 사형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범죄를 예방 효과가 있으며, 형벌의 사회질서 유지 효과라는 측면에서도 더 바람직 한 것이다.(다시 말해, 예방이 사후처리보다 우월하다는 것.)
 ->다만, 사형제도가 존재함에도, 사형이 여전히 집행될만한 범죄가 일어난다는 반론
 ->사형이 있으니까 이 정도에 그치는 거라고 하는 뭔가 찜찜한 재반론 ㄱ-
 ->이후는 통계자료의 문제가 되는데, 통계싸움만큼 경청할 가치가 없는 논쟁도 없고, 저도 잘 알지 못하므로 넘깁니다.

2. 바람직한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정리해보면,
모든 국민은 자신에게 어떠한 침해도 있으면 안된다는 계약은 하지 않으며(다른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은 왕이 되겠다는 소리이므로.), 다만 다른 국민에 의해 부당한 침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계약에는 동의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한만큼 보상해주어야 한다는 계약에도 동의할 것이다.
그 보상의 방법론을 국가가 보장해준다는 계약에도 기꺼이 동의할 것이다.
이제 A가 사람을 죽였다고 치자. 그러면 위의 논리에 따라 사형이 선고된다. 끝.
->범죄자에게 사형을 구형하더라도, 피해자에게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비판
->논리를 수정해서, 보상해주지 못한다면, 적어도 동등한 수준으로 삭감시킨다고 하자.(ex : 부당이득 환수를 위한 과징금.) 그러면 사형의 논리가 다시 성립된다.

3. 형벌은 교화보다 처벌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현실을 인정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by PolarEast | 2008/03/23 15:32 | 이것저것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leeriya.egloos.com/tb/154447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溯河 at 2008/03/24 14:37
사형은 실수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반대합니다만, 형별의 징벌적 특성이라는 것에는 공감합니다.

그런 이유로, 무기한 강제 사역같은 제도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권침해요소가 너무 강해서..-_-
Commented by PolarEast at 2008/03/24 15:55
소하/무기징역은 참 뭐랄까..;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